18
6월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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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삶을 치유할 수 있는가, Foo Fighters

Foo Fighters의 2007년 발매작 [Echoes, Silence, Patience & Grace]에는 ‘Ballad of the Beaconsfield Miners’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Tasmania라는 지역의 탄광 마을 Beaconsfield에 살고 있는 두 광부에 얽힌 사연을 배경으로 한 곡이다. [Echoes, Silence, Patience & Grace]를 준비하던 때, Beaconsfield의 탄광에서 사고가 나 두 광부가 매몰되었고, 그 둘은 생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2주 동안 탄광 속에 갇혀있어야 했다. 그 절박한 상황 속에서 그들은 겨우 바깥과 연락이 가능하게 되어 구호물자를 요청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구호물자 목록에는 Foo Fighters의 음악이 적혀 있었다. 언제 깔려죽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한가롭게 음악이나 들으려고 한다니, 언뜻 ‘실용’적인 생각으로는 바보같은 요구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Foo Fighters의 음악은 ‘구호물자’였다. Foo Fighters의 리더 데이브 그롤은 이 사연을 듣게 된 후 그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살아서 나온다면 공연 티켓 두 장을 줄게요. 그리고 시원한 맥주 두 잔도.” 그들은 구조되었고, Foo Fighters의 공연에 초대되었다. 그리고 Foo Fighters의 새 음반에는 ‘Ballad of the Beaconsfield Miners’라는 곡이 들어갔다. 자신들의 음악으로 삶을 치유하고자 했던 이들에게 바치는 경의였다.

Speaking to Billboard.com, frontman Dave Grohl told of his dream to “mix Steely Dan with No Means No”, and how one of the tracks was inspired by two Tasmanian miners who were trapped underground for two weeks. The miners had requested Foo Fighters music to listen to during their ordeal, and were invited by Grohl to see the band play upon their rescue. Grohl told Billboard he sent the men a note saying ‘Hey guys, it’s Dave. You’re in our thoughts and prayers. When you get out, there’s two tickets and two cold beers waiting for you wherever you want to see the band.'”

음악으로 삶을 치유할 수 있는가. 음악이 곤궁한 삶에 힘이 될 수 있는가. 지금 우리의 음악은 삶을 치유하고 있는가.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물음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물론 삶을 치유하는, 삶을 어루만져주는 음악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이 어떤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어떤 이들의 삶을 노래하고 있는가. 우리는 탄광촌 광부들의 구호물자가 될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가.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위해 노래하고 있는가. 정말 힘들고 지치고 초라한 사람들, 정말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줄도 모르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힘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위로가 되고, 삶을 치유하게 하는 음악을 하는 이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해보기도 전에,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의 애환을 노래하고 삶의 소소한 즐거움을 꿈꾸는 음악인들조차도 적다는 사실이 앞을 가로막는다. 왜 우리의 수많은 음악인들은 장밋빛 인생과 사랑을 노래해야만 하고, 자신의 상처를 과장되이 표현하는 데에 천착해야만 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탄광촌 광부들에게 ‘구호물자’와 같은 음악을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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