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12월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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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깨물다 – EP.1

그냥 요새 ‘뜨는’ 밴드를 꼽으라면 나는 입술을깨물다를 제일 먼저 거론할 테다. 이들은 단단하고 꽉 찬 ‘노래’를 만든다. 곡이 아니라 노래라고 한 것은, 전형적인 장르 작법에 입각해 만든 탄탄한 밴드 음악이면서도, 동시에 대중적인 감성과 아기자기한 편곡의 재미를 살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노래’는 구성이 복잡한데다 장르적으로도 유행 요소와 비유행 요소가 정신없이 섞여있다. 하지만 보컬에는 뚜렷한 매력이, 베이스 라인에는 뚝심이, 키보드와 기타에는 치고 빠질 때를 아는 능수능란한 섹시함이 있다. 5곡을 수록한 EP 음반의 전반부 2곡은 10센치/노리플라이식 ‘인디가요’에 키보드 사운드와 이모코어를 살짝 가미했다. 발라드곡을 지나 나머지 2곡은 거의 본격 이모코어다. 이런 타협적 시도는 무수히 많았고 대부분 실패사례로 끝났다. 하지만 이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전반부의 2곡은 트렌드에 맞는 ‘인디가요’라는 단단한 토대에 밴드의 장르적 지향점이라는 포인트를 명확히 살리는 데 성공했으며, 후반부 2곡은 사라진 장르인 이모코어의 장점을 부활시키고 장르적인 탄탄함을 트렌드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오랜 ‘취향’을 가요로 만들어낸 솜씨와 뚝심에 감탄하게 된다.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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