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8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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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영국여성운동」에서

자연과 인간성이 파괴됐던 산업혁명에 대한 저항도 그려졌는데 그 때 등장하는 것이 재로 행진(Jarrow Crusade)이다. 1936년 10월 일어난 재로 행진은 대공항의 여파로 실업률이 72.9%에 달하고 그로 인해 빈곤에 시달리던 영국 북동부 재로 지역의 실업자 200여명이 재로 지역부터 런던의 웨스트미니스터 궁전까지 약 480km나 되는 거리를 걸어간 사건을 말한다.
이 행진은 영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원이자 ‘붉은 엘렌’으로 불렀던 엘렌 윌킨스가 조직했는데 그는 엄청난 실업률로 고통받던 당시의 제로 지역을 “마을이 살해당했다”고 표현했다. 윌키스는 스페인 내전에서 극심하게 나타났던 파시즘에 맞서기도 했다.
진주 단추가 달린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19세기 런던에서 시작된 노동자들의 자선운동인 ‘진주의 왕과 여왕(Pearly Kings&Queen)’을 묘사한 것이다. 이 운동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금 활동을 하던 고아 출신의 거리 청소부 헨리 크로프트가 시작했다. 그 당시 런던의 사과 장수들은 진주 단추처럼 보이게 장식된 바지를 입는 습관이 있었는데 크로프트는 이를 응용, 뭇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모금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진주로 장식된 양복을 입었다.
여성운동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여성참정권운동의 상황도 묘사됐다. 여성 참정권론자(woman-suffragist)라는 손팻말을 든 여성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J.S. 밀은 1867년 여성참정권 요구를 정치강력으로 내걸로 하원에 당선된 후 선거법 수정안을 제출해쓰나 부결됐다. 그 이후 1897년 결성된 전국여성참정권협회 (NUWSS)은 회합, 청원 등 다소 온건한 방법으로 여성참정권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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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막식에는 재로 행진과 전국여성참정권협회의 자손들이 참석해 그 의의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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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주경기장 한가운데서 굴뚝이 올라가자, 굴뚝 소년도 함께 하늘로 올랐다. 굴뚝 소년이 시야에 들어오자, ‘개막식 공연 1장’ 흥겨운 전원풍경을 즐기던 런던은 숙연해졌다. 산업혁명과 함께 도시화가 진행된 런던에선 19세기 당시, 시커먼 굴뚝에 갇혀 청소를 마친 소년들이 꺼내달라고 비명을 지르곤 했다.

하지만 그 아래에 있던 노동자들은 시뻘건 쇳물을 쏟아내는 용광로 건설에 지쳐 무심한 표정만 지었다. 스포츠 평론가 정윤수씨는 “이번 개막식은 총감독을 맡은 대니 보일이 단순히 영국의 역사를 보여준 게 아니라, 그 역사와 사회를 만든 노동자 계급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개막식에서는 무희들이 반핵의 상징물을 형상화하기로 했고, 영국에서 여성 동성애자간의 키스신이 처음 등장한 1993년작 드라마 ‘브룩사이드’의 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http://blog.ohmynews.com/feminif/476270

600여 명의 실제 간호사와 500여 명의 실제 스타디움 건설 노동자가 등장하고, 실제 역사의 증인과 자손들을 참석시키는 행동 자체가, 대니 보일이 생각하는 ‘역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건 잘 꾸며내고 역사를 어떻게 그려내고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가 ‘동원’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어린이들이 고통 받았던 사실을 그대로 그려냄과 동시에 현재의 어린이들이 좋아하고 즐기고 누리는 것들을 중심으로 삼으면서 그동안 올림픽의 주인(참가자)이 아니었던 어린이를 올림픽 역사에 넣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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