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8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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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우주』에서

카리에르 : … 움베르토, 당신은 세계 도처에 깔려있는 당신의 친구들로부터 수많은 책을 받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에코 : 나는 이 문제에 대해 계산을 한 번 해본 적이 있어요.
좀 오래전에 한 계산이라서, 지금 실정과는 약간 차이는 있을 겁니다.
나는 밀라노의 제곱미터당 아파트 가격을 들여다봤어요.
그리고 역사적 건물들이 많은 중심가(너무 비싸죠)도 아니요, 변두리 서민 동네도 아닌, 어느 정도 품위 있게 살 수 있는 중산층 동네의 아파트를 얻으려면 제곱미터당 무려 6천 유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지요.
그렇다면 50평방미터 아파트는 30만 유로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서가를 배치할 수 있는 면적은 얼마나 될까요?
문과 창문, 그리고 이른바 아파트의 <수직적> 공간, 다시 말해서 서가를 기대 놓을 수 있는 벽들을 잠식하는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여 계산해보면, 대략 25평방미터 정도가 됩니다.
따라서 실제로 책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의 평방미터당 가격은 1만 2천 유로가 되는 셈이죠.

또 서가 자체도 돈이 들어갑니다.
6단짜리 서가, 다시 말해서 가장 경제성이 있는 서가의 최하 가격으로 계산하니, 평방미터당 다시 500유로가 더 들어가더군요.
이런 6단 서가를 놓으면 1평방미터당 약 3백권의 책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책 한 권을 놓기 위해 들어가는 돈은 40유로인 셈이죠.
책 자체의 가격보다도 비쌉니다. 따라서 나에게 책을 보내려면 책 권수에 상응하는 액수의 수표 한 장을 동봉해야 옳았지요.
더 큰 규격의 미술책 같은 경우는 더 많이 계산해야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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