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7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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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대 김교제 소설의 대중화 전략 연구」에서

「1910년대 김교제 소설의 대중화 전략 연구」

서적 시장과 소비자로서의 대중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출판사간의 경쟁이 자연 치열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할인 판매가 과잉 경쟁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동양서원이 서적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가의 30%정도를 할인해 주었음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문제는 할인 판매가 동양서원만의 대중화 전략이 아니라 당시 출판계의 일반적인 관행처럼 이루어졌다는데 있다. 일제 강점 직후 매일신보에는 서포(서관) 자체의 광고와 서적의 할인 판매 광고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 서적 시장의 경쟁은 판매처마다 책값이 달라질 정도의 과도한 할인 판매로 이어져 도리어 소비자인 대중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내용에 관계없이 할인을 많이 해주는 책이 잘 팔리기 때문에 40% 할인은 기본이고, 어떤 이는 할인율을 높이기 위해 책값을 의도적으로 높게 책정하기도 하는 실정이었다. 서적계의 폐단을 비판한 또 다른 글51)에 의하면 언문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볼 수 있는 책 중에서 제일 많이 수용되는 책이 소설책이었다. 그래서 자연 소설책의 발행이 많아졌고, 서적상들은 원가를 최소화하고 책값을 할인해 준다고 광고하여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 이렇게 되자 할인을 적게 하는 책은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서적 목록에서 빠질 수밖에 없었고, 내용이 변변치 못한 책을 제작해도 지방에서의 주문과 동종업자간의 교환으로 천 부 가량은 팔 수 있어 이런 폐단이 점점 심해졌던 것이다.

당시 서적 시장의 과잉 경쟁에 따른 과도한 할인 판매는 급기야 출판업 자체의 위축을 초래했다. 내용에 관계없이 할인율에 따라 책의 판매가 결정되는 현상은 서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서적을 이윤 추구의 수단, 즉 서적을 판매되는 상품으로 간주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서적을 상품으로 간주하면 먼저 새로운 작품을 생산해야 하는 작가들의 창작 의욕이 감퇴한다. 그리고 서적을 판매하더라도 과도하게 할인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거두어들이는 수익금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면 소설 생산에 재투자해야 하는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재투자 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에 당연히 새로운 작품의 생산 또한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서적업자와 출판사는 이윤을 획득하기 위해 기존의 작품을 재생산하게 되고, 기존의 작품은 시장에서 이미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상태이므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할인율을 더욱 높여야만 한다. 말하자면 당시 서적 시장은 ‘할인 판매→이윤 감소→투자비용 감소→기존 서적의 재생산→할인율 증가’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력이 영세한 출판사는 자금 압박을 이기지 못해 출판업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많은 수의 출판사가 폐관했다. 1910년 이후 전체 출판사 수와 폐관하는 출판사의 수를 비교해 보면 1912년 36-10, 1913년 49-13, 1914년 50-10, 1915년 49-11개소로, 출판사의 폐관은 1916년에 서적조합이 결성되면서 과도한 할인 판매를 규제하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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