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6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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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주간논평 – 진화론 논쟁과 한국의 과학 교육」에 대해

창비주간논평 – 진화론 논쟁과 한국의 과학 교육

솔직히 말하자면,

진화생물학에 대해 전혀 몰라도, 분자생물학 공부해서 얼마든지 밥벌어먹고 살 수 있다.
기초과학 하는 사람들이 항상 ‘기초과학이 뒷받침되야 응용과학과 기술이 발전한다’라고들 하는데, 그건 그냥 프로파간다일 뿐이고, 현실은 응용과학만 파는 게 오히려 효율적으로 돈 잘 버는 길임.
삼성이 무슨 기초과학 투자해서 돈 버나? 죄다 기술/응용과학 파서 돈 벌지.

“생물학 중에서도 가장 기초학문에 해당하는 분류학, 생태학, 진화생물학 분야는 연구비를 받은 경우가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이 세 학문은 비록 인간생활에 응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생물학을 완전하게 이해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다.”라고 하지만,

1. 기껏해야 고등학교-학부 레벨에서 진화생물학을 제대로 공부시킬 수도 없는 데다가,
2. 그게 해서 뭐할건데? 첨단/최신과학 분야 공부엔 거의 도움이 안 된다.
3. 어차피 기초과학은 이과대에서 하지 공과대는 안 한다. 그런 건 이과대에서 하면 된다.
4. 사회적으로 기초과학에 별로 관심이 없고 돈도 못 버니 연구비를 못 탈 수밖에.
5. 진화생물학 외에도 기초과학에 해당하는 생물학 중에서 돈냄새나는 분야는 엄청 많음.

그리고 항상 하는 얘기가 응용과학에 비해 돈 안 준다는 징징거림인데, 정부 지원의 대명사격인 BK21이 어떤 꼴이 됐는지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상식적으로 눈먼 돈 액수가 늘어날수록 연구비 따먹으려고 별 생쇼가 다 일어나는데, 기초과학이라고 졸라 순수한 인간만 있으리란 법 없지.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건 평가방식의 문제인데, 논문수랑 피인용수밖에 없는 지표 들고 여기저기 팀 꾸려서 연구비 타려고 왔다갔다 하는 방식으로 기초과학을 발전시키는 게 정말 옳은 걸까?

작년에 대전에서 기초과학연구원이 개관하고 최근 10명의 연구단장이 선정됐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 여기 뽑힌 사람들의 분야만 봐도 정부가 원하는 ‘기초과학’이 뭔지 알 수 있다. 생물학 관련자만 10명 중 5명이고, 분야는 초분자화학, mRNA, 뇌기능장애, 뇌과학, 면역학이다. 나머지도 나노텍, 신소재, 기하학 등임.

진화생물학이 이들보다 중요한 학문이고 연구비를 많이 타야 할 이유를 설득력있게 제시할 수 있다면 연구비 징징도 먹히겠지만, 그게 아니고 그냥 진화생물학이 중요하고 기초과학이고 설명은 못하겠지만 암튼 어려운 거고 등등 하등 쓸데없는 얘기를 할 거면 그냥 말을 마는 게 낫겠다. 그리고 전통적인 분류학이나 생태학도 집단유전학이니 생태유전학이니 행동유전학이니 하는 식으로 분자생물학과 유전(체)학적 방법에 의해 다시 논의되는 실정인데, 이런 쪽은 국내에선 관심도 없단 말이지. 기초과학 어쩌구 하면서도 정작 기초과학의 범위와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 않고, 뭔 일 터지면 ‘이래서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됨. 이게 다 기초과학 등한시해서 벌어지는 일임. 그러니 내 분야에 돈 줘’라고 하면 들어먹히겠냐고.

한 줄 요약: 진화 그거 몰라도 생물학 하는 데 별 지장 없다. 그리고 고딩 교과서랑 대학 교육이랑 뭔 상관이냐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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