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2월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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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n Education을 보고

비올 거라던 날씨는 화창하고, 나는 집에 있는데, 우울할 것 같아서 보지 않고 묵혀둔 영화들 가운데 하나를 꺼내서 보았다. 정해진 결말로 가는 과정을 지켜보기란 고통스럽고, 늙음과 현명함에 이르지 못한 이들은 안쓰러웠다.

시대는 갑갑하고 미래가 규칙적인 생, 한 번 미끄러지고 싶은 이 어디 있을까. 아직 젊고 생기 있게 밝은 아이가 본 꿈같이 넓은 세계는 정당한 값없이 질러간 ‘다른’ 미래였다. 우리가 누리는 세계는 그 미래일까.

차근히 쌓은 시간 위에 있지 않은 것들을 볼 때마다 그 위태함이 나는 마주대하기 버거웠다. 알지 못하는 세상의 공정함과 평등함이란 무섭고, 또 보기 힘들었다. 예기치 못한 것들이 없는 통속의 세상 한 귀퉁이를 보았을 때 나는 통속의 힘을 느낀다. 이토록 정교한 통속은, 숨막히게 몸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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